2030세대는 왜 퇴사를 꿈꾸는지
데이터로 들여다본 MZ세대의 일과 삶에 대한 생각을 풀어볼게요
“어떻게든 버텨야지”에서 “왜 꼭 버텨야 하죠?”로
한때는 ‘취업’이 인생의 가장 큰 과업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점, 자격증, 대외활동, 인턴 경험까지 열심히 쌓아 겨우 입사에 성공하면
그 이후는 무조건 ‘버티는 것’이 미덕이었죠.
정해진 커리어 코스를 따르는 것이 안정적인 삶의 전제조건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30세대, 즉 MZ세대는 그런 사고방식에 물음표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꼭 힘들게 버텨야만 하죠?"
"이 구조에서 내가 얻는 건 뭘까요?"
"이 일이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있나요?"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 예를 들어, 사람인의 ‘직장인 퇴사 고민 조사’(2024년)에서는
2030세대의 약 73%가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중 절반 가까이는 1년 이내 실제 퇴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을 보였습니다.
📉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입사 1년 내에 퇴사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수치입니다.
물론 모든 퇴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퇴사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이유가
단순히 ‘귀찮아서’ 혹은 ‘참을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삶의 방향과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는 점입니다.
퇴사의 진짜 이유, ‘돈’보다 ‘존중’과 ‘가치’
많은 사람들이 퇴사 이유를 묻는다면 흔히 ‘연봉’이나 ‘복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물론 금전적인 보상은 중요하지만,
2030세대에게는 조직 안에서의 ‘존중 경험’과 ‘가치 있는 일’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2023년)를 보면
퇴사 이유 1위는 ‘낮은 연봉’이었지만,
그 뒤를 이은 항목은 ‘상사와의 갈등’, ‘불합리한 조직 문화’, ‘커리어 성장 불투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들이 2030세대를 지치게 할까요?
상사의 눈치에 따라 바뀌는 업무 지시
필요 이상의 회식 문화나 위계적 커뮤니케이션
스스로 결정권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일
성과를 내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
특히 성과 중심의 MZ세대에게는 ‘보상 없는 노력’은 고된 일입니다.
그보다는 효율적이고 명확한 피드백,
자율성과 신뢰, 그리고 내가 한 일이 사회에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또한, 이 세대는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경향도 강합니다.
업무 외 시간에도 단톡방이 울리고,
쉬는 날조차 '갑작스러운 호출'에 대비해야 하는 문화는
빠르게 번아웃을 유발합니다.
MZ세대는 이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이 환경에 내 시간을 더 쓰는 것이 과연 맞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답이 ‘아니다’일 경우,
조용히 사표를 꺼내드는 것이죠.
퇴사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잡는 시간
2030세대에게 ‘퇴사’는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과정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조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과 커리어의 형태를 재정의하는 시도인 셈이죠.
퇴사 후의 삶도 제각각입니다.
한 달 동안 해외를 여행하며 진짜 나를 돌아보는 사람,
새로운 자격증이나 코딩 스쿨에 도전하는 사람,
유튜브,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시작하는 사람,
혹은 조용히 쉬면서 방향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모든 선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퇴사를 하면 "그래서 다음은 뭐 할 건데?"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요즘은 "쉬는 시간도 필요하지"라고 말해주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죠.
특히 중요한 건, 퇴사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 감각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쉬는 중’일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 삶에 집중하고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퇴사는 ‘반항’이 아닌 ‘정렬’입니다
2030세대가 퇴사를 꿈꾸는 이유는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일이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있는가?
이 조직에서 나는 존중받고 있는가?
이대로 10년이 지나도 나는 괜찮을까?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려다 보니,
퇴사라는 선택이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입니다.
물론 퇴사가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세대는,
자기 삶에 대한 책임과 방향 감각을 스스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건강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